RINNE7474
애프터 파티

오랜만에 맞짝시절 린라가 보구싶다 기획사 에프터 파티 같은 곳에서 서로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성사되는 게 언제쯤이라고 딱 생각해둔 적은 없어서 이제 좀 인지도 생기고 하는 크비와 나름대로 고분분투해서 방송이나 잡지 등 여러 곳에서 뜨기 시작한 라라. 서로에게 말을 걸기엔 애매하게 타이밍이 맞질 않아서 한 쪽을 바라보고 있자니 별세계 사람 같기도 하고. 상대에게 누가 봐도 이성적으로 플러팅 해오는 걸 보면 마음이 울렁울렁 하다가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로 뷔페 음식이나 잔뜩 가지러 가야했다. 라라는 특히 오랜시간 혼자 불특정 다수가 있는 곳은 못견뎌 하니 금방 테라스로 자리를 옮긴 채 혼자 시간을 보내고.


평소라면 즐겁게 먹었을 뷔페 음식도 바닥을 보이기엔 한참일 것 같이 깨작거리고 있으면 린네도 도망쳐오듯 테라스 커튼 뒤로 숨는다. 그리고 그 사이에 라라에게 눈짓을 하면, 기다렸다는 듯  그의 품으로 숨어버린다. 품 안에서 입을 뻐끔거리며 왜 이리 왔냐고 물어. 부소장 재킷에 와인을 쏟았어, 능청스럽게 라라를 품에 안으며 말을 잇는 린네. 고개를 파묻고 지쳤어~라고 투정을 부리나 싶더니 낮게 깔린 목소리는 속내를 가볍게 털어내듯 흘린다. 조금 유명해졌다고 너도나도 들러붙는 꼴이 조금 역하네. 가만 들으며 등을 토닥이고 있으면 금세 장난스런 목소리. 누님 같은 사람만 있으면 참 좋을 텐데. 가슴과 어깨가 훤히 드러난 과감한 드레스 위로 보드라운 살결에 금방 입술이 닿는다. 다들 좋아하게 될 거예요. 린네 군이니까요. 매력적인걸요, 그래서 다들 이제서야 알아차린 걸 거예요. 평소보다 센티멘탈한 그의 모습의 이유를 찾지 못했다. 이상하게 린네를 한정해서는, 특히 감정적인 부분은 알기가 어려웠다. 본인이 그렇게 봐주길 바라니 라라도 그것을 따를 수밖에 없기도 했다. 

제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시선을 맞추는 그가 꺼낸 말은 조금 황당했다. 메일 교환했어? 아까 말 건 사람. 분명 최근 드라마로 화제가 되었던 남자배우였다. 제게 다가오는 모습이 보고 있자면 잘 빚은 도자기같이 고풍스러운 자태는 감탄사를 자아낼만한 모습이었으나 대화의 질이 그다지 좋지 못해 이리저리 말을 둘러 겨우 다른 사람과 대화를 잇게끔 했었지. 아뇨, 조금 불편해서 그냥 이야기만 나눴어요. 좋아해요, 그 드라마? 누님, 내가 드라마 팬이라 여고생이라고 된 것마냥 그 사람이랑 메일 교환했냐고 묻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어처구니가 없다는 얼굴로 라라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자면 그 눈동자에 담긴 의구심이라곤 일체 없이 난처함만 가득한 여성의 얼굴이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이 담긴다.

라라의 머릿속은 바쁘다 못해  터질 지경이었다. 묘하게 기분이 상해 보이는 린네의 표정을 보자니 답변의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영 다른 이야길 한 것 같은데. 그럼 여자배우...? 난처함은 배가 되어서 애타는 모습이 되었다. 눈앞의 눈치 없는 여성 때문에 서운함과 기쁨이 반씩 섞인 한숨을 푹푹. 다시금 안겨드는 린네의 몸을 지탱하려고 짧게 비틀거린다. 힘을 주고 안는 모양새가 되어 마치 라라가 그의 애착 인형이라도 된 것처럼 집착적인 모양새가 되었지만. 안 불편했으면 줄 거야? 네? 잠시 정적이 일고, 줬어도 애쓰지 않으면 누군지 금세 잊어버리잖아요, 전. 라라가 선택한 대답이었다. 누님이 뚫어져라 쳐다보던 여자 디렉터한테 내가 메일 줬는지는 왜 안 물어봐. 그렇게 궁금하단 얼굴로 몇 분이나 쳐다봤으면서. 기습공격이라도 하듯 날것의 질문을 던지는 린네. 

네에? 당황한 나머지 큰 목소리의 끝이 갈라졌다. 급하게 입을 막고는 눈치만 슬슬 살피는 여자의 행색이 누가봐도 죽을만큼 궁금하지만 참고 있어요, 라서. 그 행동이 제법 마음에 드는지 린네는 슬슬 웃었다. 습관적으로 걸음을 주춤거리며 물리고 있으면 린네는 그녀를 더욱 강하게 붙든다. 도망가지 말고 답해. 궁금했지? 관심이 있는 걸까, 마음에 든 걸까. 호감이 있을까. 린네에게 마음을 그대로 읽히는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지만 이렇게 대놓고 노골적으로 입 밖에 꺼내는 일은 저를 무진장 놀리고 싶을 때뿐이고, 어떻게 유연하게 받아칠 수 있는지 항상 헤맬 뿐이었다. 목석처럼 굳은 채 열기가 잔뜩 오르는 얼굴은 보이지 않으려 이리저리 피했으나 그래봤자 코앞이었다. 상황좋게 발코니 근처에서 둘을 찾는 목소리가 들려오면 구세주를 만난 기분으로 나가자는 시늉을 하면 대답 안 하면 이대로 나갈 거야. 지금 꽤 사랑을 속삭이는 다정한 연인 같은 모습 아니야? 그가 허릴 살살 간질이면 움찔대느라 몸을 비틀었지만 미동도 않고 붙들린 채였다. 목소리는 다가오고, 놓아줄 기미도 없어 보여 마음이 급해지면 결국 홍옥을 닮은 빛깔의 얼굴. 맞아요, 맞아요. 궁금했어요. 린네군이 그 여성분을 마음에 들어 하는지, 너무 궁금했어요. 그래서... 답을 하면 미련도 없이 떨어지는 그의 팔과, 동시에 핀잔을 주며 린네를 찾는 사람들에 의해 마치 파도에 쓸려가듯 상황이 정리되고 만다.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아 식은땀을 닦아내어도 금새 가라앉지 않는 얼굴을 손부채질로 열심히 식혔다. 멀리서 보이는 린네의 뒷모습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고. 마치 연극무대라도 올라갔다 온 느낌이 들어 현실이 맞는지 어안이 벙벙한 채로 한참을 멍하니 자리를 지킬 수 밖에 없었다. 이후 밤톨만큼 작은 가방에 든 휴대전화에는 그로부터 온 귀여운 사과 문자를 보게 되는 것도, 모르는 사람과의 대화에 속이 상한 듯 구는 어린아이 같은 행동은 왜였는지 아는 것은 조금 더 뒤의 일이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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